傾國之色 경국지색

  傾 기울 경     國 나라 국     之 갈 지     色 빛 색

경국지색(傾國之色) 관련 설명

임금이 반하여 나라가 뒤엎어져도 알지 못할 만한 미인

한나라 무제 때, 이부인은 원래 노래 잘 하던 기생이었고 그의 오빠 이연년도 음악적인 재능이 많아 음률에 정통하고 노래와 춤이 다 훌륭했다.

특히 그가 새로 작곡을 하거나 편곡을 해서 발표를 할 때마다 사람들을 감동케 했다.

어느 날 그는 궁 안에서 벌어진 연회에 나아가 임금 앞에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北方有佳人(북방유가인) 북방에 한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데

絶世而獨立(절세이독립) 세상에 다시 없이 홀로 섰네

一顧傾人城(일고경인성) 한 번 고갯짓 하면 성이 기울고

再顧傾人國(재고경인국) 두 번 고갯짓 하면 나라도 기운다.

寧不知傾城與傾國(영부지경성여경국) 성을 잃고 나라가 위태로운 일이야 어이 모르랴마는

佳人難再得(가인난재득) 가인은 두번 다시 얻지 못하리”

이연년의 춤에 맞추어 구성지게 부르는 노래 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던 무제는

일단 가무가 끝난 뒤에 꺼질 듯한 탄식과 더불어 곁에 앉았던 자기의 누님 평양공주의 귓전에다 대고 이렇게 소근거렸다.

“과연 좋은 노래로군! 그렇지만 이 세상에 어디 그와 같은 여자가 또 있을라구……”

임금의 말에 평양공주도 소근거렸다.

“저 이연년에게 아주 잘 생긴 누이동생이 있답니다.”

무제는 연회가 끝나자 바로 이연년의 누이동생을 불러 들였다.

평양공주의 말대로 그의 동생은 참으로 보기 드문 절세 미인이었다.

얼굴 생김생김이 어여쁜 것은 물론이거니와 균형잡힌 몸매와 짜여진 자태가 어울려 실로 절세의 가인이었다.

교양도 갖출 만큼 갖추고 있는 규수였다. 노래나 춤은 골고루 뛰어난 재질과 연마된 솜씨의 것이었다.

무제는 그만 볼수록 정들고 매혹되어 순식간에 그녀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녀는 무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면서 지내다가 사내 아이를 낳았으니 그가 바로 창읍애왕이었다.

이 부인은 무제 만년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가 병을 얻어 위독상태에 있어 무제가 친히 문병을 갔을 때

그녀는 얼굴을 이불 속에 파묻고 말했다.

“제가 병을 앓은 지가 오래 되어 얼굴이 말이 아니라 황상을 뵈올 수가 없습니다.

바라옵건대 제가 죽은 뒤라도 창읍왕과 저의 형제들을 잘 보살펴 주십시오.”

무제가 말하길,“병이 중하여 치유키가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다면 지금 얼굴을 내밀어 나를 보면서직접 창읍왕과 형제들의 일을 부탁함이 더 좋지 않는냐?”

이 부인은 대답하였다.“여자들은 치장을 안하고는 군왕을 뵈옵지 못하옵니다.”

무제가 그녀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꼭 보려 했으나 그녀는 몸을 움츠려 흐느껴 울면서 다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무제는 화가 치밀어 그냥 돌아가고 말았다.

그녀의 언니는 왜 무제와 상면을 하지 않느냐고 크게 꾸짖었다.

“황사이 그렇게 저를 사모하신 것은 미모 때문이 아니겠어요? 만일 저의 이 병태꼴을 보여 드린다면 역겨워 미워하실 것이고

심지어는 저를 버릴지도 모를 일인데 그렇게 되면 무제께서 어찌 다시 저를 찾아 볼 것이며 우리 형제들을 돌보아 주겠습니까?”

하고 서글퍼 했다.무제는

나중에 그를 추모하여 눈물과 한숨으로 지냈다고 한다.

이연년의 노래를 통해서 一顧傾城(일고경성) 再顧傾國(재고경국)의 가인이라고 읊은 데서 ‘경국’이라고 하면 곧 미인을 가리키는 뜻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