逐鹿 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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逐鹿 축록[편집]
逐 쫓을 축 鹿 사슴 록
축록(逐鹿) 관련 설명[편집]
사슴을 제왕에 비유한데서 나온 말(정권이나 지위를 가지고 서로 다툼을 한다는 뜻) 漢의 고조 11년 趙의 재상이었던 진희가 대(代)에서 반기를 들었다. 고조가 스스로 이를 토벌하러 나간 틈을 타 회음후 한신이 수도에서 거병을 꾀했다. 행인지 불행인지 일이 사전에 발각되어 한신은 오히려 여후와 소하의 모략에 걸려 장락구에서 비명의 죽음을 당했다. 이윽고 고조는 진희를 평정하고 돌아왔으나 한신의 죽음을 듣고 감개무량함을 느꼈다. 한신의 화근이 뽑힌 것을 기뻐하는 동시에 지난 날의 위대한 한신의 공적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고조는 쓸쓸히 여후에게 물었다.“한신은 죽을 때 무슨 말을 했는가?”“네 괴통의 계교를 듣지 않았던 것이 원통하다고 몇 번씩이나 후회하고 있었습니다.”괴통은 제(齊)의 언론가로 고조가 아직 항우와 천하를 다투고 있을 무렵, 제왕(齊王)이었던 한신에게 독립을 권한 사나이다.“그래, 괴통을 잡도록 하라.”곧 괴통은 제에서 잡혀 고조 앞에 끌려나왔다.“너는 회음후에게 반란을 일으키라고 가르친 일이 있는가?”“네, 틀림없이 권했습니다. 하나 그 녀석은 내 책략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최후를 마친 것입니다. 만약 그 때 내가 말하는 대로 들었더라면 폐하라 해도 그리 쉽게 평정할 수는 없었을 것을.”괴통은 거침없이 말했다. 고조는 크게 노했다.“저 놈을 삶아 죽여라.”“천만에 어림도 없습니다. 그것은 원죄(寃罪)라는 것입니다. 나는 삶아 죽어야 할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너는 한신에게 반란을 권하지 않았느냐, 그건 아주 큰 죄다. 어째서 원죄냐?”“아니 폐하, 부디 들어 보십시요. 진(秦)나라 강기(綱紀)가 누그러져 천하가 쑥밭같이 어지러워지고 영웅호걸이 각지에서 일어났습니다. 말하자면 진이 그 사슴을 잃었으므로, 천하는 온통 일어나 그것을 쫓은 것입니다. 그 중에서 폐하는 가장 위대하였으므로 멋들어지게 그 사슴을 쏘아 잡은 것입니다. 자, 이 점입니다. 저 대악당인 도척이란 개가 요임금을 향해 짖었다고 하여 그것은 요가 나빴기 때문이 아닙니다. 개라는 것은 자기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다 짖어대는 것입니다. 그 당시 나는 오직 한신만을 알고 폐하는 몰랐습니다. 그러므로 한신쪽에 가서 폐하에게 짖어댄 것입니다. 천하가 어지러워지면, 이것을 통일하여 제위에 오르겠다고 생각하는 호걸은 많습니다. 즉 폐하께서 하신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으나 힘이 부족하여 실현을 보지 못할 뿐입니다. 그것을 천하가 평정된 지금, 전에 천하를 노렸다는 죄로 하나하나 삶아 죽입니까?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까? 따라서 저는 죄가 없습니다.”고조는 괴통은 용서했다.이 이야기는 사기(史記)의 「회음후열전」에 있다. 「축록」의 본문은 「진(秦) 그 사슴(鹿)을 잃어 천하가 다 이를 쫓는다」에 있다. 제위(帝位)를 「사슴(鹿)」에 비유한 것이다. 같은 용법이 당시선(唐詩選)에도 있다.위징의 「술회」라는 오언고시의 첫 구(句), 중원환축록(中原還)이 그것이다. 사슴을 쫓는다는 구는 대리(大利)를 품는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회남자(淮南子)에 「사슴을 쫓는 자는 토끼를 거들떠 보지 않고, 천금의 재화를 꿈꾸는 자는 돈푼의 값을 다투지 않는다..」라고 있다. 또 이욕(利慾)에 눈이 어두워지는 뜻으로도 쓰인다. 허당록(虛堂錄)에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않고 돈을 잡는 자는 사람을 보지 않는다」라고 했다. 같은 것을 회남자에는 「짐승을 쫓는 자는 눈에 태산을 보지 않는다」고 한다.